A walk in the Forest
나는 세상을 리셋하고 싶습니다 - 엄기호 본문
나는 세상을 리셋하고 싶습니다 - 엄기호
p.9
그러므로 역사를 믿는다는 것은 자신의 변화의 시간에 대한 감각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돌아보는 것을 포함해야 한다.
p.57
우리는 한나 아렌트와 바우만을 통해 이 제도에 충실한 인간이 어떻게 '악'이 되는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아우슈비츠에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던 아이히만은,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기 때문에 '악'이 되었다. 아렌트는 이것을 '악의 평범성'이라고 말했다. 아이히만의 가장 큰 잘못은 여기에 대해 한번도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는 그의 역할에 대해 질문을 던지지 않았기에 '제도의 언어'를 단순 반복하기만 했다. 또한 제도와 자기의 역할에 대해 생각이 없기에 자기 언어가 없는 사람이며, 자기 언어가 없기에 자기를 돌아볼 수 없는 사람이다. 무-사유와 무-성찰성이 사람을 괴물로 만든다.
p.106
그러므로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라는 성경 구절은 틀렸다. 태초에 있었던 것은 소리다. '아니오'라는 소리 말이다. 그 소리는 아직 대안일 필요도 없고 논리적일 필요도 없다. 일단 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아닌 것에 대해 아니라고 말하는 것, 나를 침묵시키려고 하는 것에 대해 그럴 수 없다고 외치는 것. 그 이유는 내가 소리를 낸 이상, 당신과 내가 마주 앉아 따져보며 찾아야 하는 것이지 내가 설명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태초에 신이 들은 것은 '아니오'라는 절규였고, 그 소리에 신이 화답하면서 비로소 천지창조가 시작되었다.
p.208
그래서 공터에서 노는 아이들을 관찰하면 거기에는 끊임없이 세심한 관찰과 새로운 제안이 있다. 나랑 같이 노는 아이가 재미있어 하는지 아닌지를 유심히 살펴야 한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지겨워하는 기색이 있으면 "이거 재미없다, 다른 거 하자"라고 미리 선수를 치거나 "이번엔 이렇게 한번 해볼까?"하면서 게임에 변형을 가하는 등 끊임없이 새로운 제안을 해야 한다. 그 제안이 상대의 관심을 지속시키는 한에서만 나 역시 계속 놀 수 있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새로운 제안을 하는 것, 그것이 협력을 이끌어내는 기술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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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두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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